소이산; 철원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
오늘은 강원도 철원군에 위치한 소이산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소이산은 철원군 철원읍 사요리에 위치한 362m의 얕은 산으로 화산활동으로 생성되었으며 스텝토(steptoe) 지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소이산이 얕은 산이라고 하여 무시하시면 안됩니다. 소이산은 고려시대부터 외적의 침입을 알리던 봉수대가 설치되었던 곳으로 정상에 오르면 철원평야와 평강고원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 뷰 맛집입니다. 또한, 한국전쟁 당시 중부내륙 최대의 곡창지대인 철원평야를 빼앗기 위해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역사의 한 곳이며, 지금도 예전 사용했던 미군막사와 지하벙커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우선 소이산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최근 개장한 소이산 모노레일을 타고 상부 승강장에 내려 약 10분간 도보로 정상에 오르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음 두 번째는 소이산 입구에서 임도(콘크리트 포장)를 이용하여 정상에 오르는 방법입니다. 임도를 통해 이동하면 입구에서 정상까지 약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습니다. 등산의 가장 큰 묘미는 올라갈 때는 정말 힘들지만 정상에서 느끼는 성취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소이산은 그 성취감보다는 정상에서 철원평야와 평강고원, DMZ와 북한을 한 눈에 조망한다는 장점이 더욱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소이산과 지질공원
지질공원은 특별한 과학적 중요성, 희귀성 또는 아름다움을 지닌 지질현장으로서 지질학적 중요성뿐만 아니라 생태학적, 고고학적, 역사적, 문화적 가치도 함께 지니고 있는 지역으로 보전, 교육 및 관광을 통하여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지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가 2010년 그리스의 레스보스섬에서 진행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네트워크 총회에서 최초의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정 받으면서, 우리나라의 지질여건이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후 국내에 국가지질공원 제도가 2011년 자연공원법에 도입되면서 지질유산의 보존과 현명한 이용이라는 국제적 흐름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철원, 포천, 연천은 50만년전 북한 오리산의 화산활동으로 형성되었으며, 용암이 철원평야를 뒤덮으면서 용암대지를 형성하였고 한탄강 현무암 협곡도 만들게 되었습니다. 특히, 소이산을 포함한 철원군 전지역은 2020년 7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된 곳으로 지질학적 가치와 중요성이 상당히 높은 곳입니다.
소이산 인근 역사이야기
소이산이 위치한 철원읍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곳입니다. 우선 1,100년 전 궁예왕이 태봉국을 세운 우리나라의 몇 안되는 왕도였습니다. 궁예는 904년 송악에서 풍천원(철원)으로 도읍을 옮겼으며, 왕건의 반란이 있기전 918년까지 존속하였던 역사적 도시이며 인물입니다.
철원에는 8개의 평야가 있는데 그 중 소이산의 북쪽 평야를 재송평이라고 합니다. 재송평은 평야에 소나무가 가득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조선시대에 펴낸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세종이 재송평에 와서 강무를 즐겼다라는 내용이 실려 있다고 하니 가히 놀랍습니다. 또한, 철원은 금강산 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어 조선시대의 문인과 화가가 즐겨 찾던 곳이기도 합니다.
일제강점기에는 경원선 철도와 금강산전기철도, 철원평야의 개척으로 물류와 교통의 중심지로 성장하였으며, 그로 인해 1930년대 철원의 인구는 9만명이 넘는 강원도 3대 도시였다고 합니다. 또한 소이산 앞에는 그 당시 각종 학교와 군청, 경찰서, 읍사무소, 기차역, 여관, 우시장 등 있었으며, 1945년 광복 당시 철원공립보통학교의 학생수가 2,600여명이었다고 하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광복 후 철원은 38선 이북 지역으로 소련군이 진주하였고 한반도의 공산화와 전쟁준비, 반공주의자 색출 등의 목적으로 철원, 포천, 연천, 김화 등지를 관할하는 노동당 당사를 건립합니다. 이로 인해 억울하게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고, 한국전쟁 후 건물 벽면에 총탄의 흔적과 앙상한 뼈대만 남기고 있습니다. 현재 노동당사는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으며, 많은 관광객이 찾는 철원의 대표 관광지입니다.
이상으로 소이산과 지질공원, 그와 관련된 역사적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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